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머니랑 동생이 없었던것 같은데...어쨋든 사실 수영장 보다는 다른데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오는길에 수영장에 들르게 되었다. 그리 좋은곳은 아니고 여기저기 헤지고 낡은 풀장 하나가 있는 조그만 수영장...
수영복을 내것만 챙겨 간데다가, 아버지는 수영복이 없었고, 수영모자가 없으면 입장이 안된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다. 아버지는 돈을 내고 수영복과 수영모자를 빌리셨고, 나는 모자만 빌려썼다. 아버지는 머리가 좀 큰 편이셨는데, 쓴 모자는 원래 작은것이었는지 모자에 있던 십자무늬가 가로로 죽 늘어난게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그 이후로 무슨일이 있었는지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히 생각나는 것은 아버지는 수영을 하지 않고 가만히 내가 놀고있는걸 기분이 좋으신듯 웃으며 보고 계셨다는 것이고, 나도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히 기분이 좋았다는것... 그리고 아버지가 쓴 우스꽝스런 수영모자... 이정도일까..
그때 아버지가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아직도 가끔씩 궁금해 질 때가 있다. 만약 그때 '아빠 왜 가만히 계세요~ 같이 놀아요~' 하고 물어볼 애교(..라고 해야할지?) 같은게 내게 있었다면 그것을 계기로 많은것이 변했을 테고, 서로의 기분을 이해할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 까지 나에 대해 생각하던 것들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조금은 억지스런 생각을 가끔 해본다.
사람은 죽을때 까지 남을 이해할 수 없다. 하고있는 말, 행동, 생각을 '제대로 옮긴 척' 하는 글들에서 그사람의 기분을 느끼고 생각을 짐작하는 것이 고작이다. 사람이 남을 잘 이해한다면, 어째서 '너랑 나는 너무 잘 맞는것 같다' 같은 말이 일부러 존재할까...
대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수업에 들어갔더니 강의 도중에 교수가 한 말이 '이제는 부모가 여러분을 이해해 주길 바랄게 아니라 여러분이 부모님을 이해할려고 노력해야 겠죠. 사회가 좌우대립하는 이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입니다' 였는데, 나는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듯이 아버지에 대한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락기로 게임하는시간, 학교성적에 신경쓰느라 왔다갔다 했던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짤라서 그 시간에 자주 부모님과 즐거운 대화를 했더라면 지금 어땠을지!
글쎄다!
이제와서 청승떠는것 같아 보이지만!
무언가, 딱 한가지만이 계속 엄청나게 미안한데, 그 대상도 알고 있는데, 이제는 평생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이 되어 마음 한 곳에 인두로 지진 흔적처럼 남아버린 것은!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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